2014년

[스크랩] 내가 겪은 군대 이야기

newgopjh75 2014. 8. 19. 22:59

저는 94군번으로 26개월 육군을 제대한 갸름하고 허약한 청년이었습니다. 

키도 167이고, 몸무게가 52키로였죠. 2급인가 나온것 같은데,  당시에는 그래도 방위보다는 군인이 낫지.. 

306보충대로 입소했습니다. 


근데, 처음 입영소에서 하던 질문중에, 가족 친척중에 군인 있는사람? 묻더군요.. 저야 당연이 없었죠. 

다행히 저는 거의 10년간 서예를 했었는지라, 글을 잘쓴다고 특기사항에 표기를 했지요. 사실 글 잘 쓰는것과 군대와 무슨 상관이 있으랴.. 했지만, 제 글솜씨를 보더니 "상훈병"으로 6주후에 발령이 내려지더군요. 


사실 군대에서 그런것도 있나? 싶을지 모르겠지만, 군대는 생각보다 상장이 많더군요. 그래서 먹고 하는 일이 상장 쓰는 일이었습니다. 

즉, 부대도 아주 상급부대 즉, 투스타가 있는 부대에서 근무했지요. 과장이 대령이고 처장이 중령인 꽃들을 많이 달고 있더군요. 대위는 아주 낮은 직급이나 마찬가지지요.  


오후.. 그런데, 이건 자대배치 받고, 동기중의 한넘은 자기 작은아버지가 여기 사령관이라더군요. 

그래도 같은 동기가 작은아버지가 여기 사령관이면.. 빽으로 들어왔나? (나중엔 별걸 다 가지고 휴가도 가더군요)

역시 빽이더군요. 사실 사령부에 인사과정도면, 빽이나 실력이죠. 


그런데, 시작부터 꼬였습니다. 바로위에 고참이 존나 갈구고 패더군요. 이건 뭐 이유도 없이 무조건 때리고 보는 더러븐 고참을 만난겁니다. 아.. 군대가 이런곳이구나.. 직감했죠. ㅅㅂ 맞으면서도 왜 때리는데? 알고나 좀 맞자.. 하고 싶어도 그냥 맞았네요. 암튼 엄청 긴장하고 한 6개월 보낸 것 같습니다. 낮에는 맨날 간부들 심부름 하느라 써야할 상장 쓰지도 못하고 맨날 저녁에 야작(야간작업) 내려가서 밤새 상장 쓰다가 새벽 세 시쯤에 잠자러 오고 또 근무서는 날은 야작하다가 근무서고.. 그때 밤에 먹은 라면만 몇갠지도 모르겠네요. 그러면서도 하루가 멀다하고 맞았네요. 지금도 이가 갈립니다. 뿐만 아니라 인사처장, 아직도 기억납니다. 욕나와.. 

일주일 내내 상장 한 300장 써 놨는데, 야.. 그거 다른 붓으로 다시 써! 이러더군요. 야작에 야작을 ... 


그러다 일병달고, 후임이 들어왔죠. 군대는 항상 고문관이 한 명씩 나옵니다. 고참보다 늦게 일어나고, 개념없고 맨날 암구호 까먹고.. 돌아버리죠. 그런데 후임이 잘못한 것 때문에 또 맞습니다. 아 놔.. 

따로 불러다 놓고 몇번 잘해보라고 훈계를 줘도.. 이런 개념없는 넘은 안 고쳐집디다. 

사실 사회생활이라면 충분이 용인해주고 받아주겠지만, 그 후임병 때문에 당하는 고참의 갈굼은 너무 힘들었지요. 


그래서 하루는 청소 시간에 한대 때렸습니다. 똑바로 좀 하라고. 

그 다음날 그 녀석 사무실 간부(대위)가 원사 찾아와서 그러더랍니다. 제가 갈구고 때려서 힘들다고.. 

저는 그 길로 영창을 가서 15일간 빵간 후에 결국 하급부대로 배치를 받았죠. 그녀석도 하급부대로 내려갔는데 아무래도 사령부에 있던 나름 인재? 들이라 대대에 내려가서도 본부대에서 근무하게 됐지요. 


사실 아무리 맞았고 갈굼 당했어도 때리지는 말았어야 했는데.. 라는 후회도 많이 들더군요. 

그런데 대대에 내려가서 처음에는 부담도 많이되고 힘들거라 생각했지요. 신입이 들어온 것도 아니고 일병이 상급부대에서 문제 일으켜서 전출되 왔으니 말이죠. 그런데, 거기는 진짜 당나라 부대였습니다. 병장은 그저 돌아눕고 디비져 자고만 있고, 상병은 그래도 나름 군기 잡는다고 야야. 한소리 해도 별거 없었지요. 다 친절하고 친하고 후임병들도 착하고, 밥도 훨씬 맜있고, 여유로운 시간도 많다는 것입니다. 

사령부에 있을때는 매일처럼 세시까지 야작하고, 또 이틀에 한번씩 근무 섰는데, 본부대 내려와서는 근무 제외하고 일주일마다 한번 날새고 서는 근무만 했지요. 또 그다음날 오전은 내내 자고.. 


저녁에 야작한다고 내려가서 일한다고 12시까지 놀다가, 아침에 어제 야작해서 오전에 또 자고.. 

그래서 남은 절반의 군생활은 그야말로 천국이었습니다. 공부도 하게 해 줘서 책도 많이 읽었고, 휴가 다녀와서 책을 20권씩 사와서 읽은 적도 있습니다. 처음부터 그 부대로 배치 받았으면 정말 군대 좋고 여유롭고 사람도 많이 사귈수 있고 좋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막상 군대라는 것이 분위기에 따라서 누가 지휘관이냐에 따라서 상명하복이 갈리는 거라 쉽게 바뀌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보람찬 군생활 하시길 바랍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일분마다 암구호 까먹는 넘은 도대체 어떻게 훈련을 시켜야 하죠? 


출처 : 억울
글쓴이 : Peter Kim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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