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진 아나운서
2008/11/26 00:42
지난 2008년 11월 17일은 여러가지로 기억에 남는 날이었다. 아는 사람들만 알겠지만 내 생일이었고, 미국 무비자출국이 시작된 날이었으며 (이런걸 기억한다고 해서 내가 친미주의자라는 의미는 아니다) 무엇보다도 정세진 아나운서가 2년만에 다시 방송을 시작한 날이었다. 예전에 9시 뉴스를 할때부터 팬이었는데, 2년전 둘연히 방송을 그만두고 유학을 간다고 했을때 생면부지의 관계임에도 웬지 몇 주 동안 씁슬한 기분이 들었다. (이건 뭐지..) 더욱이 그 마지막 뉴스 방송과 마지막 라디오 방송 모두 제일 친하다는 선배때문에 못 본 건 아직까지 마음에 두고 있다. 내가 안된다고 몇 번이나 말했는데 굳이 마지막 금요일 뉴스 시간에 계획에도 없는 회식을 하자고 하지 않나, 분명 마지막 라디오 방송이라고 했는데 꼭 그 시간에 맞추어서 용산에 컴퓨터를 사러 가자고 해야 했는지는 아직도 의문.
본과 1학년때인가, 그 무렵부터 위성 방송에서 클래식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본과 1학년때 피곤한 몸을 이끌고 방에 들어와서는 위성 방송을 다시 보기로 보다가 그냥 잠든 적이 몇 번이나 있다. 헌데 클래식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도 순진하게 말하면 정세진 아나운서 때문이기도 하다. 오후 4시에는 1FM에서 노래의 날개 위에 라는 가곡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덕분에 팔자에도 없는 가곡까지 듣게 되었다. 그나마 남은 소양이랄까, 유명 성악가의 이름 정도는 구별 할 수 있다. 아, 또 우연히 가곡 프로그램을 듣다가 알게된 사람들도 있다. (지금은 연락을 안 하고 있지만 생각난 김에 메일을 보내봐야겠다.) 여튼 순수한 팬으로서 내 생활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던 사람이었는데.
11월 17일 첫 방송에서 첫 멘트는, 2년만에 돌아왔습니다, 였다. 내 나이는 이제 30살, 나보다 6살이 많으니 36살. 묘한 감정이 들었다. 내가 6년 후에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자리에서 그런 사적인 얘기를 꺼낼 수 있을까. 씁슬하면서도 정신이 바짝 들었다. 난 6년 후에 뭘하고 있을까. 단 한 번도 내 나이에 대해서 위기감을 느끼지 않았는데, 그날 난 내 나이가 주는 위압감을 처음 느꼈다.
오늘 아침 오전에 일찍 약속이 있어 8시쯤 집을 나섰다. 길이 상당히 막혀 라디오를 틀었는데, 지금처럼 막히면 조용한 음악이라도 듣지 싶어 오랫만에 93,1을 트니 모짜르트 클라리넷 협주곡이 나왔다. 이어서 훔멜에 피아노 트리오, 그리고 마지막으로 쇼스타코비치 째즈 모음곡까지. 중간중간 목소리가 웬지 정세진 아나운서의 목소리 같았는데 설마 싶었다. 이 시간대는 최근 몇 4-5년 동안 젊은 남자 진행자가 진행하던 시간이었는데. 클로징 멘트에서 정세진 입니다, 라는 듣고 비로서 뭐랄까, 모든게 예전으로 돌아간 것 같은 포근한 느낌이 들었다. 시간이 흐르고 많은 것은 변했지만 학생때 아무 것도 모르고 공부만 하고 순수하게 누군가를 팬으로서 좋아하던 시절. 열심히 공부하고 때때로 취미생활하며 또 음악도 듣던 시절. 그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았다. 그녀가 소개해주는 음악을 듣고 있으니 그런 느낌이 들었다. 하루 종일 그 생각에 마음이 편안해졌다.

P.S.
적어놓고 보니 나도 웬지 상당히 오타쿠 기질이 있는듯 하다 --;
사진은 물론, 내가 찍은게 아니다.. 뭐 찍을 일이 앞으로 없지 않겠는가.
본과 1학년때인가, 그 무렵부터 위성 방송에서 클래식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본과 1학년때 피곤한 몸을 이끌고 방에 들어와서는 위성 방송을 다시 보기로 보다가 그냥 잠든 적이 몇 번이나 있다. 헌데 클래식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도 순진하게 말하면 정세진 아나운서 때문이기도 하다. 오후 4시에는 1FM에서 노래의 날개 위에 라는 가곡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덕분에 팔자에도 없는 가곡까지 듣게 되었다. 그나마 남은 소양이랄까, 유명 성악가의 이름 정도는 구별 할 수 있다. 아, 또 우연히 가곡 프로그램을 듣다가 알게된 사람들도 있다. (지금은 연락을 안 하고 있지만 생각난 김에 메일을 보내봐야겠다.) 여튼 순수한 팬으로서 내 생활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던 사람이었는데.
11월 17일 첫 방송에서 첫 멘트는, 2년만에 돌아왔습니다, 였다. 내 나이는 이제 30살, 나보다 6살이 많으니 36살. 묘한 감정이 들었다. 내가 6년 후에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자리에서 그런 사적인 얘기를 꺼낼 수 있을까. 씁슬하면서도 정신이 바짝 들었다. 난 6년 후에 뭘하고 있을까. 단 한 번도 내 나이에 대해서 위기감을 느끼지 않았는데, 그날 난 내 나이가 주는 위압감을 처음 느꼈다.
오늘 아침 오전에 일찍 약속이 있어 8시쯤 집을 나섰다. 길이 상당히 막혀 라디오를 틀었는데, 지금처럼 막히면 조용한 음악이라도 듣지 싶어 오랫만에 93,1을 트니 모짜르트 클라리넷 협주곡이 나왔다. 이어서 훔멜에 피아노 트리오, 그리고 마지막으로 쇼스타코비치 째즈 모음곡까지. 중간중간 목소리가 웬지 정세진 아나운서의 목소리 같았는데 설마 싶었다. 이 시간대는 최근 몇 4-5년 동안 젊은 남자 진행자가 진행하던 시간이었는데. 클로징 멘트에서 정세진 입니다, 라는 듣고 비로서 뭐랄까, 모든게 예전으로 돌아간 것 같은 포근한 느낌이 들었다. 시간이 흐르고 많은 것은 변했지만 학생때 아무 것도 모르고 공부만 하고 순수하게 누군가를 팬으로서 좋아하던 시절. 열심히 공부하고 때때로 취미생활하며 또 음악도 듣던 시절. 그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았다. 그녀가 소개해주는 음악을 듣고 있으니 그런 느낌이 들었다. 하루 종일 그 생각에 마음이 편안해졌다.

P.S.
적어놓고 보니 나도 웬지 상당히 오타쿠 기질이 있는듯 하다 --;
사진은 물론, 내가 찍은게 아니다.. 뭐 찍을 일이 앞으로 없지 않겠는가.
2008/11/26 00:42 2008/11/26 00:42
저도 한 때 아나운서 한 분 좋아했던 적이 잠시 있었어요.
93.1은 저도 참 즐겨 듣는 채널이에요. 인터넷 시대가 되면서 점점 잘 안 듣게 되지만 말이죠. 가끔 들으면 참 좋아요.
p.s. 오타쿠 기질은.. 없는 걸로 봐드릴게요.
지난번에 비슷한 얘기 나온거 기억해요 :-)
오타쿠 기질 없는걸로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
노래의 날개위에 ㅋㅋ 기억난다. 근데 정세진 아나운서 그 당시에 정작 본인이 클래식에 대해서 잘 몰라서 좀 이름 같은거 좀 이상하게 발음하고 그러지 않았나?
흠, 어느날부터 니가 클래식을 열심히 듣더니 그 사연이 정세진 아나운서였다는건 몰랐네. 따지고 보면 사연이 없는 일은 드물지..아주 예전에 고 정은임 아나운서가 꽤 팬이 많았는데. 난 그 목소리가 아직도 기억나. 아마도 라디오에 가장 어울리는 목소리중에 하나 아니었을까? 안타까운 일이야. 그런 사람을 사고로 잃는다는게...
그나저나 정세진 아나운서가 돌아왔다니 축하한다. 그리고 너도 이 홈페이지에서 전국민을 상대로 개인적인 얘기를 하고 있지 않냐? ㅋㅋ 머 따지고 보면 그렇지 않나?
이 블로그의 하루 평균 방문자수가 300에서 400명 선인데, 그렇다한들 하루에 30만명은 볼 뉴스하고 300명하고 비교가 되는건 아니니..
노래의 날개위에는.. 아직도 하는걸로 알고 있는데.. 그 이후의 진행자들이 정세진 아나운서 특유의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비슷하게 진행해서 특색없이 보였음.. 나로서도 더 이상 그 프로를 들을 이유도 없고, 사실 낮 4시에 라디오를 틀어놓는다는게 의사 생활하면서 거의 불가능하지 뭐...
너의 글에 몇가지 문제가 있다.
일단 용산에 도착해서야 네가 갑자기 정세진의 마지막 방송이라는 이해할 수 없는 얘기를 했다. 난 그당시 내과 정세진 선생님 밖에 몰랐다. 그리고 "학생때 아무 것도 모르고 공부만 하고 순수하게..." 이거 좀 문제 있는 발언아니냐....ㅎㅎㅎㅎㅎ
이런.. 우리 금요일 마지막 뉴스보면서 미가에서 삼겹살 구워먹었고
웬지 진실게임이 되어가고 있는거 같군요 :-) 돌잔치는 할꺼에요? 서비스로 무료 사진 촬영 해 드릴수 있음 (사실 돌잔치 사진은 5년전에 딱 한 번밖에 안 찍어 봤지만..)
난 그 사람이 그 사람인지 몰랐지. 어제 누가 좋다고 해서 가봤더니 완전 술집...!
그 사람이 아니라 그 분...
요즘은 그냥 패밀리 레스토랑에서도 해 주는거 같은데. 찬왕이 돌잔치때도 거기서 알아서 사진벽도 만들어 주고 노래도 해 주고 하더라구요. 근데 어디였는지 기억이 안 남 :-) 찬왕이 선배로서 좀 알려주라..
to 양홍석 선배님, 진실게임이 다른곳으로 번지고 있네요. ㅎㅎ 알아서 사진벽을 만들어준게 아니라, 저희가 만들었고요, 풍선장식이랑 테이블도 그런거 해주는 업체에 돈주고 미리 세팅한거에요. 케익도 주문했고요. 저희는 VIPS에서 했는데요. 지나고보면 나쁘지 않았어요. 저희가 스테이크 제공했고요, 원래 빕스는 요리시켜먹으면 샐러드바 무료 이용이라서 손님들이 먹을게 적지 않았죠. 값도 호텔에 비해서 저렴하고요. 떡 대신에 빕스 쿠키를 줬구요.
돌잡이 이벤트같은거 안하고 그냥 노래 한번 해줬는데 사실 저희는 사실 돌잔치를 두번 했거든요. 대전에서 한번하고 서울에서 한번하고. 그래서 서울에서 할때는 이벤트 같은게 별로 필요 없었고, 원래 관심 없었어요.
대전에서는 그런거 전문적으로 해주는데서 했는데,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고, 오히려 빕스가 나았어요. 식사도 낫고 여러가지로. 조금 여기저기 전화해서 직접 예약하고 주문해야한다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오히려 원하지 않는 것들을 억지로 해야하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사진벽 만들어줬다 하지 않았나.. 이런 2년전 일인데도 이렇게 기억이 잘 안나다니
아침에 진행하는 분이 이분이시군요. 참하게 생기셨네요.
아침 출근길에 듣는 프로그램인데 늘 중저음 남자분 음성이 어느날 갑자기 여자로 바뀌어서 여자인 저는 약간 아쉬웠었는데... 다들 동성이 아닌 이성의 음색을 좀 더 편안하게 느끼나봐요. ㅋㅋ
근데 이분도 차분하게 진행잘하시는거 같아요. 매일아침 93.1고정이시겠네요.ㅎㅎ
아무렴요.. 원조 93.1 진행자인데요.. 이런 방송들에 적합한 목소리 톤과 화법을 가진 분이죠..
이성 진행자가 더 인기를 끄는건.. 인지상정이 아닐까요? 이를테면 전 김성주 아나운서의 아침 방송이 왜 인기있는지 모르겠는데, 지난번에 우연히 들어보니 여자 애청자들이 무척 많더라구요. 사연도 오라버니, 오라버니 하면서 보내는데 :-)
이렇게나 유명한 사람의 정면샷(아마도 지인이 찍은듯한..)을
어디서 퍼 와서 올리는것만해도
충분이 오덕이야..ㅋㅋㅋㅋ
허긴 제가 뭐하나에 필받으면 올인하는 스타일이긴한데.. 나이가 들수록 잘 안그러게 되긴 해요..
아니, 미국에 살아도 오덕이라는 표현을 알다니...
오덕후.... 인정...
언제 서울 올라오시면 같이 스파게티나 먹으러 가죠 :-) 아님 그걸로 닥블 오프모임이라도 추천해보세요 :-)
그러고보니 난 복지부에서 일할때 우연한 기회에 현영을 1m앞에서 5D로 사진을 찍었어 ㅋㅋ 과장님 악수할때 은근슬쩍 껴서 악수도 하고 ㅋㅋ 사실 현영 호감도 비호감도 아니었지만 괜히 연예인 사진찍고 악수하니까 땡잡은것 같더라. 너도 복지부 가서 보건의날 행사 같은거 할때 강력하게 주장해서 정세진 아나운서 진행으로 부른다음에 사진도 찍고 악수도 해라 ㅋㅋㅋ
그러고보니 지난번에 현영 얘기 했었지 :-)
난 갈때 있다니깐.. 똑같이 보건복지부 소속이지만 말이야.. 왜 나를 자꾸 정부기관으로 밀어넣으려고 하냐.. 난 공무원은 체질에 안 맞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