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동양에서는 시민혁명이 한번도 일어나지 않은 이유가 뭘까요?
오래전부터 의문이었긴 한데 확실히 시간이 지날수록 사고방식도 조금씩 변하는건지 이전에는 백성의 지배자에 대한 승리로만 보였던 프랑스 시민혁명의 실체를 알고나니 실제로는 성공한 혁명이라 보기도 힘들더군요.
혁명기간에는 전 국토에서 일어난 반달리즘으로 수많은 왕족과 관련된 유물들과 수도원등이 약탈당하고 사라졌으며, 프랑스의 국가 GDP를 대폭 감소시켜 주변 국가들에 대한 경쟁력이 감소... 이상하게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같은 매체들에서는 프랑스의 시민 혁명이 전 유럽을 바꾼것처럼 묘사하지만 실제로 프랑스를 제외한 나머지 유럽들에서는 '쟤내도 드디어 갈때까지 갔구만...' 이라는 분위기... 당시로써의 실제 분위기는 그냥 좀 신박하긴 했지만 아직까지는 전 유럽의 의식을 송두리째 바꿀 정도는 아니고, 막상 진짜 혁명은 1800년대 중순말의 산업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반응도 없었다던...
헌데 문제는 반대편의 문화권인 동양입니다.
중국에서 있었던 황건적이나 홍건적등을 시민혁명인지 단순한 민란이라 봐야될지는 모르겠지만, 의외로 서양에서는 고대 그리스부터 존재해온 합리주의와 실용주의의 영향이 중세가 되서도 모두는 평등하다는 가톨릭교 특유의 교리사상과 맞물려 어느정도 유지됐었나 본지 국가의 지도자를 태양왕 루이급이 아닌 이상은 어디까지나 '국가의 대표자' 정도로만 생각해 왕권력과 공권력이 동양의 중국의 황제나 한반도의 왕이나 일본의 쇼군들만큼은 그리 절대적이지 않게 생각했다는 모습이 보이더군요.
조선시대에는 집현전에서 한글창제를 위해 열심히 일하던 학자가 잠들자 세종이 어의를 덮어줬는데, 나중에 잠이 깬 신하가 어의를 보고 절을 한다든지, 이건 왕을 인간이자 인격체로써 보지못하고 신격화된 존재같이 보는것 같은... 이걸 토테미즘이라 해야될지 애니미즘이라 해야될지 둘의 결합체라 해야될지 모르겠는데 이전에 본 서양포럼에서는 동양에서 관측되는 백성이 왕이나 국가 지배자가 하사한 물건들을 벽에 걸어놓고 절을 한다거나 왕의 그림자를 밟으면 안되거나 왕쪽이 있는 먼 방향에 손가락을 가리키면 안된다거나 하는 이런 모습들은 국가지배자를 서양과 같은 신에게 사명받은 대리인이자 국가의 대표자에 불과한 인격체로 보지않고 인간이 아닌 신격체로 보는, 고대 이집트에서 파라오를 숭상하는 모습과 비슷한 동양특유의 사상이라 하더군요.
확실히 서양포럼쪽을 눈팅하다 보면 이런 주제들에 대해 동양인들은 국가에 대한 충성심과 종속감이 깊긴하나, 보수적이고 확실한 확신이 있기 전까지는 외부로부터의 변화를 쉽사리 받아들이지 않는 정체적인 경향이 있어, 서양이 르네상스를 필두로 발전을 할동안 아시아는 중화권이라는 거대한 변화없이 고정된 틀안에 있다가 일본이 국가문을 열고 국가전체를 대규모 개화를 해버리기 전까지는 서양보다 발전이 늦어지게 된거다라 보는 견해가 많더군요. (문제는 이게 그렇게 틀린 말들이라는 생각도 딱히 안드는...)
헌데 시민혁명의 의의에 대한 자체적인 문제와 어찌보면 혁명이라는 개념에 대한 환상이라 봐야될지도 모르는게, 설령 동양에서 시민혁명이 일어나 천민과 노비가 국가의 지배층이 되고 양반들과 왕족들을 하층민으로 몰아낸다 해도 제대로 이루어질수가 없는게, 대대로 해오던 일들이란 결국 각자들의 계층분야에 그만큼 경험이 축적되있단 말이고, 갑자기 벼슬을 얻어내 국가의 지배자가 된 하층민들이 국가를 제대로 다스릴수 있을 턱이 없죠. (구두닦이가 갑자기 대기업의 CEO가 된다고 해서 관리를 잘할리도 없고, 대기업의 CEO가 구두닦이가 된다 해도 평생 구두닦이를 해온 사람의 노하우를 습득해낼수 있을리 없죠.)
결국 조선시대말의 동학 농민운동을 일으켰던 전봉준같이 최소한의 추구하는 제대로된 목표의식은 있는 사회인텔리층이 주축이 되어 이끌어주며 제대로 추구하는 바를 가지지 못한다면야 시민혁명의 실체란 그냥 국가기능을 마비시킬뿐에 불과한 국가재난급 폭동에 불과하다 보입니다.
헌데 이런 동양은 중국때문에 정체되있었다, 동양인들은 국가에 대한 충성심은 강하나 보수적이고 변화를 싫어한다는 거야 서양쪽에서 쏟아져나오는 흔한 일반론적인 추정들일 뿐이고, 정말 동양에서 제대로 된 시민혁명이 한번도 일어나지 않았던 이유들은 뭘까요?
서양과 달리 동양은 강력한 중앙 집권체제를 갖추고 있었고, 서양보다 훨씬 안정적인 사회구조였기에, 피지배층이 지배층에 대한 혁명을 일으킬 마음도, 의지도 못가졌기 때문일까요?
동양인들은 그만큼 국가 = 지도자에 대한 충성심이 훨씬 높았고, 국가들은 사회 구성원들에 대한 감시력과 종속력, 구속력도 뛰어났었기 때문에 애초에 역모의 기미들을 잡아내 국가안정을 끊임없이 도모할수 있었기 때문?
막상 중국사나 한국사, 일본사를 보면 시민혁명과 유사하다 볼수 있을 민란시도들은 상당히 많았는데 모두 국가들의 막강한 때려잡는 힘앞에 죄다 실패해버린걸 보면, 그만큼 동양의 사회구조 체제가 서양의 사회구조 체제에 비해 훨씬 더 안정적이며 통제력이 강했고, 그만큼 구성원들이 국가에 대한 소속감과 종속력도 강했기 때문에 동양인들은 자신들이 속한 국가에 대해 혁명을 일으킨다는 그런 시도들조차 애초부터 딱히 안하려 했었던건지 의문입니다.